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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위기의 남성, 전립선암

으뜸회오리 2010. 9. 26. 21:03
나이, 인종, 가족력 외 동물성 지방 섭취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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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전립샘)은 남성의 방광 바로 아래쪽에 있다. 직장 앞쪽에 서 있듯이 있는 15~20g 정도의 밤톨 크기 조직으로 정낭, 고환과 함께 남성생식을 담당하는 성 부속기관 중 하나다. 정액 일부를 생성하고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기관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특히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라 불리는 PSA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전립선암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북미나 유럽에서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한다.

7년새 암 발병 증가율 1위

우리나라도 전립선암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전립선암으로 진료받은 환자(2만495명)는 2002년(4천843명)보다 4.2배 늘었다. 2001~2008년 매년 새롭게 암으로 진료 받은 환자 증가율도 전립선암이 13.8%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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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은 1996년 이후 남성 10대 암에 들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위, 폐, 대장, 간 다음으로 많이 걸리는 남성 5대암에 진입했다. 현재 국내 55세 이상 남성 100명 중 전립선암 환자가 3.4명 꼴로 추정되며, 이는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은 수치다.

다행히 전립선암 생존율도 다른 암과 비슷하게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의하면, 의학적으로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률이 1993년~1995년에는 55.9%에 그쳤지만, 2001~2005년은 78.6%, 2003~2007년에는 82.4%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는 미국보다 17.3%, 캐나다보다 12% 낮은 수치다. '비뇨기과=성병'이라는 잘못된 인식 떄문에 한국 남성들은 비뇨기과 검진을 꺼려서 조기 발견율이 서양보다 떨어지는 데다 한국인의 전립선암이 서구보다 악성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인과 증상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큰 위험요소로는 나이, 인종, 가족력 3가지를 들 수 있다. 나이는 가장 중요한 전립선암 발생 위험인자로 여겨진다. 45세 이전 남성이 걸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5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해 60~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최근 한국 포함 동양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 동양인 이민자가 비이민자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서구적 식생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전립선 질환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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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만 발견하면 10년 이상 생존율이 80% 이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립선암 진단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배뇨 불편 증상을 느끼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 초기에 거의 증상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남성은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가 가늘게 나오면 전립선비대증 또는 전립선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진단 및 치료

진단법에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항문/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 검사, 전립선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PSA 수치가 기준치 이상 높거나, 직장수지 검사로 전립선에 딱딱한 결절이 만져질 때는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대개 진행속도가 느린 편이다. 70세 이상 고령이면서 천천히 자라는 초기 암인 경우에는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을 하다가 검사 결과와 증상에 따라 치료시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
수술은 주로 10년 이상 생존이 예상되고 임상적으로 암세포가 전립선에 국한돼 있으면서 수술에 따른 금기사항이 없는 경우 가장 많이 시행된다. 이밖에 치료법으로는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선 치료',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암으로 진행되는걸 막거나 속도를 늦추는 '호르몬 치료'. '냉동 치료'와 '고주파초음파치료' 도 있다.

예방과 식생활

가장 큰 3가지 위험인자인 나이, 인종, 가족력은 조절이 불가능하다.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예방은 현재로선 매우 어렵다. 다만 지방 섭취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구에서 아시아보다 많이 발병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동물성 지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등 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 콩에 포함된 이소플라본 성분이 전립선암 세포를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밖에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catechin), 토마토 등에 함유된 라이코펜(lycopene), 비타민E(토코페롤), 셀레늄, 베타카로틴 등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있다. 미국암학회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고, 채소나 과일을 1주일에 5번 이상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김현태 교수(비뇨기과) / 053-620-3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