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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기형도 시, 오영진 작곡/노래)

으뜸회오리 2010. 7. 12. 02:27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대학시절 알게 된 시인과 그의 시.
그때 그의 요절을 얼마나 안타까와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