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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어느해 크리스마스 전날의 기억..

으뜸회오리 2009. 12. 11. 14:00
어느해 겨울.
퇴근을 일찍한 우리는 다같이 일행중 한 아이의 겨울옷을 사는일에 동행을 했다.

상현이..?동현이..?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않는 이름.
그날 크리스마스 전야에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떠오름직한 일을 하나 만든셈이다...ㅎㅎ

문정동 할인매장으로 7시좀 넘어서 도착한 우리는 그 아이를 졸졸 따라다니며
아낌없는 패션에 대한 조언을 조잘거리며 쏟아내주었다.
이옷은 별로.  저옷은 색깔이..  여긴 너무 비싸.. 

로데오거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해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중.
이리저리 다니면서 연말분위기를 잠시 만끽하며 즐거워함...

하지만,금방 끝날것같던 겨울외투한벌의 쇼핑은 밤 10시가 다가와도 이뤄지지않았고..
이러쿵저러쿵 조잘거렸던 우리의 생각이 그 아이의 옷에 대한 기준을 너무 올려놓았을지도..쩝

나중엔 우리가 추천해 준 옷들도 이건 뭐가 .. 저건 뭐가... 퇴짜를 맞기일수였다...@.@

시간이 늦어지자 사뭇 거리의 사람도 줄어들기 시작했고,급기야 간판의 불이 꺼지는 가게들도 점차
눈에 띄게 늘어날 즈음. 당황한 일행은 마지막 가판대에서 옷을 고르는 그 아이를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는중이다.

불행히도 가판대의 옷들을 만족스럽지못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아이를 향해서
불평들이 나오기 시작한것도 이 즈음.
다행히도 우리의 심경을 눈치라도 차린걸까,옷하나를 집으며 맘에 든다는 표정으로 "골랐어."
라고 말한 그애의 주변으로 환해진 표정으로 우린 몰려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검정색 봄버.
정말 다행히도 딱 한벌이 남아서 우릴 기다려준 이 옷은 과연 주위의 다른 옷들과는 다르게 나름 괜찮아보였다.잘 어울린다..딱 맞네.. 이게 젤낫다... 너스레를 쳐가며 판매하는 총각에게 가격을 물었더니...

왠걸,난색을 표하면서 팔수가 없단다.(!!?)

무슨 도그왈왈이냐면서 격렬히 항의
(사실 쌓였던 그 아이에 대한 불만이 엉뚱하게 이 젊은이에게 터진듯한..).
쇼핑내내 얌전히 있던 이모양조차 딴사람처럼 왜요?왜요?왜요?
추운겨울 이부자리삼창을 속사포처럼~~^^;;

아무튼 일측즉발의 상황에서 쑥스럽게 말한 젊은이의 한마디는 .쩝
"제 옷인데요.."

...........

아마 그날 옷을 결국 사지는 못했던걸로 기억을 한다.
10여년이 지난 후라 자세한 기억도 나지는 않지만,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그날의 비운의(?) 쇼핑이 항상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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